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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e Bernard, Baigneuses a la vache rouge, 1887, 92.5 X 72.5cm, Huile sur toile>

한 여인이 취한 여러 포즈들이 중첩되어 나타나 이 그림에서 흥미로운 것은 예기치 않게 나타난 붉은 소 한 마리다.
하지만 베르나르의 신비 취향을 알고 있다면 이 붉은 소의 모습에서 라스코(Lascaux) 벽화의 소들을 떠올리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라스코 벽화는 1940년에 발견되지 않았는가?
1941년에 죽은 베르나르가 라스코 벽화를 보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라스코 벽화의 존재와 만 사오 천년 전에 그려진 그림을 익히 보아온 우리로서는 베르나르의 붉은 소에서 구석기인들의 붉은 소를 떠올릴 자유의 상징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여인들의 몸은 누운 자세어서부터 앉은 자세를 거쳐 서 있는 자세까지 거의 모든 자세가 종합되어 전형화되어 있다.
이 그림은 원시에서부터 현대까지 회화의 역사를 정리하는 그림인지도 모른다.
화면 전경을 차지하고 있으며 뒤를 돌아보고 있는 여인은 따라서 과거를 돌아보고 있는 것이리라.
노란 바탕의 해변 혹은 강변은 인류의 역사일 것이고 신비감이 깃든 푸른 심연 너머의 대륙은 마치 이제 막 탄생한 듯하다.
그렇다면 하단의 검은 물은 무엇일까?
칙칙하고 날카로운 바위와 검은 물은 현대를 상징하는 어떤 암울함일 수도 있다.

Posted by DanielKang Trackback 0 :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