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rre Puvis de Chavannes, Jeunes filles au bord de la mer, 1879, 61x47cm, Huile sur toile>

<Pierre Puvis de Chavannes, Jeunes filles au bord de la mer, 1879, 61x47cm, Huile sur toile>


'해변의 처녀들'은 고전적이며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신화적 세계를 보여준다.
차분한 배경 속 인물들의 몸짓은 고대 그리스 조각의 조화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무대 위의 배우 같다는 느낌을 준다.
신화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의 이 작품은 상징주의의 선구자란 평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해변의 처녀들'에서는 풍경보다는 그림의 전경에 위치한 인물들이 우선 시선을 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여인들은 모두 긴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파스텔 톤의 색조는 적요함, 심오함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몽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하다.
바닷가에 여인의 누드를 등장시키는 것은 비너스 탄생 이후 서양 미술사에 빈번히 등장하는 소재이다.
'해변의 처녀들'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생명의 탄생, 풍요, 요부라는 비너스의 소재와는 달리 모두 생각하는 여인들처럼 보인다.
그림에서 세 여인은 각각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어머니로서의 여인, 아내로서의 여인, 딸로서의 여인을 각각 상징하는 것일까?
혹은 그림의 배경을 삼분하고 있는 하늘과 땅과 대지를 지칭하는 것일까?
바위와 모래 위에 피어난 눈에 띄지 않는 꽃들이 상징하듯 에로티즘(erotisme)이 제거된 것처럼 느껴지는 그의 그림의 모든 것은 마치 정지된 시간의 은유처럼 보인다.

Posted by DanielKang Trackback 0 : Comment 0